전생체험 해봤는데, 중세시대 영국 소년이었던 내 모습을 봤음
몇 년 전에도 한번 해봤던 전생체험을 페북 영상 보고 다시 해봤음
이번엔 진짜 소름 돋을 정도로 장면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보였음
중세시대 영국 소년으로 태어난 내 모습이 눈앞에 팍팍 펼쳐졌음
신분 차이 때문에 만날 수 없었던 여자애까지 나왔음
마지막엔 이유도 모르게 눈물이 진짜로 줄줄 흘렀음
픽션이라 해도 믿기 힘들 만큼 생생한 경험이었음
1 — 페북에서 우연히 본 전생체험 영상, 다시 해보게 된 이유
페북에 전생체험 동영상이 떠다니길래 궁금해서 다시 해봤음.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몇 년 전에 한번 해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조선시대 여자가 나왔었음.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끝날 줄 알고 별생각 없이 시작했음. 마침 하기 전부터 졸리던 참이라 몸이 나른해진다는 안내 멘트가 나올 때도 그냥 잠이 와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음. 힘이 빠지고 나른해진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영상에서 시키는 대로 그대로 따라갔음. 그렇게 별 기대 없이 시작한 게 이렇게까지 생생하게 이어질 줄은 전혀 몰랐음.
2 — 계단을 내려가자 나타난 새하얀 모래사장
영상에서 계단이 보일 거라고 했고 그 계단을 내려가는 게 전생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음. 근데 실제로 계단이 눈에 보이진 않았고 그냥 아무것도 없다가 갑자기 뭔가를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만 들었음. 중간에 안내 멘트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부분은 기억이 잘 안 남. 그러다 발이 보이냐고 물어봐서 눈 감은 채로 발이 있을 법한 위치를 봤는데 신기하게도 정말 발이 보였음. 선명하진 않았지만 분명히 보였고, 그 발은 새하얀 모래사장 위에 맨발로 서 있었음. 순간 바다다 싶은 생각이 들면서 주변 풍경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음.
3 — 리차드라는 이름의 영국 소년, 그리고 에밀리
슬며시 누군가 보였는데 그게 나로 추정되는 인물이었음. 빵모자를 쓰고 후줄근한 흰 티셔츠에 갈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고, 옆에는 벗어둔 양말이랑 낡은 구두가 놓여 있었음. 나이는 고등학생 정도로 보였고, 얼굴이 확 하고 보이는 순간이 진짜 신기했음. 브라운이 살짝 섞인 금발에 파란 눈, 주근깨가 바글바글한 외모였음. 처음엔 여자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확실히 남자로 보였음. 정작 이 글을 쓰는 나는 여자인데 말임. 바다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는데 옆에 어떤 여자애가 있었음. 갈색 눈에 갈색 긴 곱슬머리, 분홍색 프릴 원피스를 입은 하얀 여자애였고 이름은 에밀리라고 하는 것 같았음. 근데 그 애가 어딘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중세시대라 그런지 신분 차이도 명확해 보였는데 나는 평민 중에서도 가난한 쪽이었고 에밀리는 귀족 같았음. 그래서인지 우리가 만나려고 할 때마다 주변에서 막고 난리가 났음. 장면 하나하나가 흐릿하지 않고 뚜렷하게 보였던 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함.
4 — 그림을 그리던 나, 그리고 관 속에 누운 에밀리
바다에서 에밀리랑 어떻게 놀았는지는 자세히 기억 안 나고, 물장구치며 놀다가 지금 하는 행동과 연관될 만한 게 보이냐는 질문을 받았음. 그 순간 내가 모래사장에 앉아서 종이에 에밀리 옆모습을 그리고 있는 게 보였음. 여기서 좀 뜨끔했던 게, 그동안 하던 다른 일들은 다 제쳐두고 그림만 그리고 있었기 때문임. 그러고 나서 뭔가 더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그 부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남. 다만 걔네 아빠를 무척 싫어했던 감정만은 또렷하게 남아있음. 만나지 못하게 막는 주변 사람들도 다 싫었고, 무슨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싶은 마음이었음.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가 없냐는 질문에 집중해서 들어보니 바다에서 물장구치다가 누가 나를 리차드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음. 그 순간 내 이름이 리차드라는 걸 알게 됐음. 마지막으로 넘어가자는 안내가 나오자마자 최면 도중인데도 눈물이 갑자기 흘러내리기 시작했음. 의미 없이 눈물이 벌벌벌 떨어지는 느낌이 진짜 소름이었음. 눈앞의 장면이 팍팍 바뀌더니 에밀리가 꽃이 가득한 관 안에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음. 죽은 것 같았음. 손에 종이를 꽉 쥔 채로 그쪽으로 뛰어가서 거기서 막 울었음. 그 종이는 아마 아까 그렸던 그림이었던 것 같음.
5 — 계단을 다시 올라오며 끝난 전생체험
최면을 하는 내내 실제로도 계속 눈물이 났음. 소리 내서 통곡하지 못하는 게 답답할 정도로 눈물만 계속 흘렀음. 마지막엔 아까 내려왔던 계단을 다시 올라가면 끝난다고 했는데, 그게 세상에 그렇게 가기 싫을 수가 없었음.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에 그 영국 소년의 모습이 서서히 지금의 내 모습으로 바뀌었고, 그렇게 전생체험이 끝났음. 이게 내가 상상해낸 픽션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함. 지금도 가끔 그 장면들이 떠오르는데 어디서 누구로 태어났을지 모르는 에밀리를 언젠가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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