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이션 소개팅 후기, 다섯 번 만에 진짜 여자친구가 생겼다
나도 이렇게 진짜 인연을 만날 줄은 몰랐어
친구가 재밌다고 한번 가보라길래 별 생각 없이 신청했는데
카페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열두 명 정도가 한자리에 모이더라
번호표 하나 받고 앉으니까 이게 뭔가 싶었는데
그렇게 몇 번을 더 나가다가 진짜 여자친구가 생겨버렸어
결과가 안 좋았던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계속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생각해도 그때 포기 안 하길 잘한 것 같음
1 — 로테이션 소개팅 첫 경험, 카페 하나에 열두 명
첫날은 그냥 친구따라 가는거라 큰 기대 없이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신분증이랑 명함 확인하고 번호표를 주더라. 나는 8번 이었나 그랬어. 신원 확인을 생각보다 꼼꼼하게 해서 처음엔 좀 놀랐음. 테이블에 앉아서 프로필 카드 쓰는데 이것도 처음이라 뭘 써야하나 한참 고민했지. MBTI, 취미, 좋아하는 이상형 이런 것들 적는 칸이 있었는데 괜히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 그러다가 종소리 딸랑 하고 울리니까 진짜 10분마다 사람이 바뀌는거야. 처음엔 어색해서 무슨 말을 해야하나 싶었는데 몇 명 만나다보니까 나름 요령이 생기더라. 근데 진짜 체력은 장난 아니게 딸리더라. 열두명을 연달아 만나니까 나중엔 무슨 말했는지도 기억 안날 정도였어. 중간에 짧게 쉬는 시간을 줬는데 그때 물 마시면서 숨 좀 돌리고 다시 앉았음.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있어서 그나마 옆자리 신경 안 쓰고 대화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었음. 참가비도 생각보다 부담 없는 수준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기 좋았던 것 같음. 음료랑 다과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해줘서 그나마 긴장이 좀 풀렸던 것 같음.
2 — 소개팅 결과 확인, 쪽지 열어보는 그 순간
대화 다 끝나고 쪽지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마음에 든 사람한테 번호 적어서 주는 방식이더라. 근데 그 자리에서 바로 결과를 아는게 아니라 집에 가서 확인해야 되는거야. 집 가는 내내 심장이 진짜 쿵쾅쿵쾅 뛰었어. 지하철 안에서 쪽지 펼쳐보는데 그 순간이 진짜 잊혀지지가 않아. 첫번째는 다 빈쪽지였고 좀 허무했지. 근데 이상하게 오기가 생기더라. 그냥 여기서 포기하면 계속 아쉬울 것 같아서 다음번에도 또 신청하게 됐음. 주변에서 몇 번은 해봐야 감이 온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 말이 맞았던 것 같음. 매번 결과를 확인하는 그 순간이 제일 긴장되면서도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음. 쪽지가 손으로 직접 전달되는 방식이라 그런지 어플로 결과 받는 것보다 훨씬 설레는 느낌이었음.
3 — 다섯 번째 만에 생긴 인연, 그렇게 연애 시작
그러고나서 몇 번을 더 나갔어. 두번째 세번째는 그냥 그랬는데 네번째쯤 되니까 나도 요령이 생겨서 대화가 좀 편해지더라. 그러다가 다섯번째에 진짜 제대로 통하는 사람을 만났어. 쪽지 받고 연락하고 몇번 만나다보니까 지금은 진짜 여자친구가 됐어. 그때 그냥 한번 가볼까 하고 신청했던게 이렇게 될줄은 진짜 몰랐지. 소개팅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식으로 가볍게 여러명 만나보는것도 나쁘지 않은거 같아. 처음 만났을 때보다 지금 훨씬 편하게 대화하는 사이가 됐다는 게 새삼 신기함.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대화가 유독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게 기억에 남음. 서로 취향이나 관심사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대화가 끊기지 않고 술술 이어졌던 것 같음.
4 — 다섯 번 다녀보고 느낀 점
지금 돌아보면 매번 결과가 좋았던 건 아니었고 빈쪽지만 받고 온 날도 많았어. 근데 그런 날에도 사람 만나서 짧게 대화하는 연습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매번 조금씩 대화하는 게 편해졌고 그게 결국 마지막에 도움이 됐던 것 같음. 체력적으로는 확실히 힘든 편이라 하루에 열몇 명씩 연달아 만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음. 그래도 짧은 시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매력적이었음. 얼굴이나 스타일을 미리 보고 가는 게 아니다 보니 취향이 안 맞는 사람과도 10분을 채워야 하는 게 살짝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음. 혹시 요즘 이런거 궁금해하는 사람 있으면 한번쯤 가볍게 가보는것도 추천이야.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만 않으면 나름 재밌는 경험이 될 수 있을거야. 다음엔 프로필 카드에 조금 더 솔직하게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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