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총무과에서 일하며 지켜본 진짜 구조

 요즘 말 많은 기획부동산에서 총무과 직원으로 일했던 이야기임


영업이 아니라 총무과였는데도 다단계랑 비슷한 구조라는 걸 계속 느꼈음


입사하면 무조건 땅부터 사야 하고 안 사면 해고당함


회의 시간에 임원들끼리 진짜 돈 많은 사람은 이 땅 안 산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음


담보대출 얘기를 위에 보고했다가 난리가 난 적도 있었음


피해자가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 글을 씀


1 — 총무과에서 지켜본 이상한 급여 구조


저는 영업직이 아니라 총무과에서 일했던 사람이고, 부동산 전문지식이 있는 것도 아님. 다만 팔던 토지를 지도로 봤을 때 그냥 산이라는 것, 호재가 있는 땅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부동산을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을 정도였음. 다단계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월급 산정 방식을 보면서 다단계 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음. 땅을 많이 팔수록 임원진 급여가 올라갔고, 직원이 다른 직원을 충원하면 수당이 나갔고, 그 충원된 직원이 땅을 팔면 소개해준 사람한테도 수당이 붙었음. 직원, 충원, 수당이 소개한 사람과 데려온 사람한테 같이 돌아가는 구조였음. 부서 부장들도 팀원이 땅을 많이 팔수록 본인한테 떨어지는 퍼센트가 커졌고, 결국 많이 팔면 팔수록 부장급이랑 임원진 지갑만 두둑해지는 시스템이었음.


2 — 안 사면 해고, 대출 권유까지 스스럼없던 입사 초기


일단 입사하면 무조건 땅을 사라고 권유받고, 안 사면 얄짤없이 해고당함. 말발이 워낙 청산유수라 안 살 수가 없는 분위기였음. 본인이 땅을 사고 나면 그다음엔 친형제, 친척, 부모, 주변 지인, 심지어 본인 자식들까지 끌어들이게 됨.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 하겠다고 하면 대출 권유도 스스럼없이 했고, 실제로 90퍼센트 정도가 대출받아서 투자했음. 제가 다녔던 회사는 좀 업그레이드된 기획부동산 같았음. 큰 땅을 사서 필지를 나눈 뒤 한 필지에 4~5명을 지분으로 넣는 방식이었는데, 옛날 기획부동산처럼 한 필지에 100명씩 넣는 방식이 아니라는 걸 내세우면서 자기들은 기획부동산이 아니라고 계속 말했음.


3 — 7년 다닌 부장님한테 던진 질문


한 번은 어떤 부장님이 저한테도 땅을 사라고 꼬셔서 이쪽에서 일하신 지 얼마나 되셨냐고 물었더니 7년이라고 했음. 그래서 그 7년 동안 투자하신 땅이 개발된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대답하셨음. 저는 돈도 없고 투자할 배짱도 없다고 했는데, 그 부장님은 돈 없으면 대출받으면 되지 않냐고 태연하게 말했음. 속으로 정말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음. 회의 시간이나 휴게시간에 임원진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정말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들은 이런 땅 안 산다는 얘기를 했음. 물론 자기들이 파는 땅을 살 리는 없겠지만, 결국 일반 서민들이 열심히 모은 돈을 갈취하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음.


4 —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특히 솔깃한 조건


저한테도 거짓 멘트를 시키는 일이 많았는데, 입사 초기엔 멋모르고 따랐지만 나중엔 이런 거짓말 시키지 말라고 하니까 그 뒤로는 안 시켰음. 하루 4시간 근무에 기본급 150만 원이라는 조건은 경력단절 여성이나 주부들한테 특히 솔깃한 조건이었음. 다만 본인 투자, 그리고 본인 가족이나 지인의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기본급이 실제로 지급됐고, 땅을 안 사면 해고당했음. 오후에 출근해서 중회라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땅을 판 사원한테 쟁반에 현금 다발을 담아 수당을 지급했음. 다른 사원들이 보라고 그렇게 하는 거였고, 그 뒤엔 자기들끼리 체조하고 교육하는 시간도 있었음. 대부분 경력단절 여성이나 오래된 주부분들이라 그만큼 현혹되기 쉬운 구조였던 것 같음.


5 — 자격증 하나 없이 돌아가던 부동산 전문가 행세


회사 컴퓨터에는 기획부동산 사기 관련 소송 서류도 있었고, 임원진 중에는 실제로 재판 중이던 분도 있었음. 토지를 사고파는데 자격증 없이 어떻게 이 모든 게 이루어지는지가 제일 이해가 안 됐는데, 회사 안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음. 유튜브에서는 본인이 그 분야 전문가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등기 관련 법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음. 등기를 볼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부동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음. 그리고 그 토지에 정말 확신하는 호재가 있어서 개발만 되면 수백억을 벌 수 있는 거라면, 회사가 왜 그 땅을 직접 갖고 있지 않고 팔려고 하는지도 이상했음. 회사 측은 그냥 세금 문제라고만 하지 정확한 답은 절대 주지 않았음. 정말 그렇게 확신하는 땅이라면 저 같으면 임원이라도 전 재산을 그 땅에 몰빵했을 것 같음.


6 — 담보대출 얘기 한마디에 난리가 났던 날


정말 전문가가 아닌 이상 주변 지인 말만 듣고 투자하지 않았으면 함. 땅을 샀다고 자랑하면서 정작 본인이 회사 직원이라는 건 숨기고 친구한테 땅을 파는 직원도 있어서 정말 경악스러웠음. 5년 안에 개발이 안 되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 건지도 걱정이었음. 한 번은 신입사원이 땅을 판 뒤 저한테 찾아와서, 고객이 땅을 더 사고 싶어 하는데 자금이 부족해서 먼저 산 땅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하냐고 물었음. 저도 모르는 내용이라 위 사수한테 물어봤더니 갑자기 난리가 났음. 그런 건 보고하지 말라는 반응이었음. 본인 명의로 사서 등기까지 친 땅인데 왜 담보대출이 안 되는 건지, 은행에 가면 그 땅을 담보로 잡아주지도 않는 건 아닌지 이해가 안 갔음.


7 — 퇴사 후 검색해보고 확신하게 된 것


두서없이 적었지만 저를 욕해도 상관없음. 그런 회사에서 일한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함. 다들 피해 받지 마시고 더 꼼꼼하게 알아보고 투자하시길 바람. 제가 보기엔 좋은 마음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게 아니라 본인들 실속과 이익을 위해 권유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 피해자가 우리 엄마가 될 수도 있고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계속 답답했음. 퇴사한 지 오래됐지만 그때는 잘 몰랐던 부분들을 나중에 기획부동산에 대해 찾아보니 제가 다녔던 회사랑 너무 똑같아서 경악했음. 회사는 계속 기획부동산이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 보면 기획부동산이 확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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