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콜센터 알바하며 겪은 진상 고객 유형 다섯 가지

 대리운전 콜센터에서 알바하며 겪은 진상 고객 이야기임


연말 되면 접수량이 초단위로 밀려드는데 그만큼 진상도 늘어남


내가 비엠떠블유 탄다면서 으스대던 손님부터 시작해서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사람, 위치추적 해내라는 사람까지 다 겪어봤음


기사님한테 폭력 쓰고 돈 안 주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음


알바생 입장에서 겪은 진상 유형 다섯 가지 풀어볼게


1 — 나 이런 사람이야 스타일


콜이 접수되면 우리는 컴퓨터에 접수를 올리고, 대리기사님들이 그 콜을 보고 가장 가까운 위치에 계신 분이 알아서 잡아가는 방식임. 사무실에서 배차해준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콜 잡는 건 순전히 기사님들 셀프임. 그래서 같은 위치에서 접수해도 어떤 콜은 빨리 잡히고 어떤 콜은 늦게 잡히는 거임. 이런 이유로 가끔 배차가 늦어질 때가 있는데, 이럴 때 종종 불만 접수가 들어옴. 특히 외제차나 좋은 차 모시는 분들 중에 기사님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면서 꼭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음. 자기가 비엠떠블유 끄는 사람이라 웬만하면 참는데 이번엔 못 참겠다는 식으로 운을 떼는 거임. 근데 우리 입장에선 비엠이든 뭐든 다 똑같은 요금 내고 가는 콜접수 하나일 뿐임. 기사님 응대에 대한 불만만 말해준다면 죄송하다는 말 진심으로 천 번이라도 할 수 있는데, 차종 들먹이면서 으스대는 건 정말 꼴불견으로 느껴짐.


2 —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사람


말투가 맘에 안 든다고, 혹은 말을 못 알아들었다고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사람들이 있음. 대리운전 콜센터다 보니 술 취한 사람들 전화가 정말 많이 오는데, 정신 말짱하고 신사적인 분들도 많지만 그만큼 욕설 내뱉는 사람도 굉장히 많음. 처음엔 욕 들으면 마음에 상처를 크게 받는데, 반전으로 익숙해질수록 오히려 더 상처받게 됨.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욕을 마구 쏟아내는데 그 정도면 그냥 흔한 욕은 애교 수준임. 배차가 늦어져서 화내는 거면 우리도 기꺼이 감수하고 들을 수 있는데, 욕하는 건 정말 참기 힘듦. 우리도 집에 가면 다 누군가의 귀한 아들딸인데 화내는 것까지야 감수해도 욕먹는 건 어쩔 도리가 없음. 특히 아저씨 손님들이 유독 욕설도 심하고 성희롱성 발언도 많이 하는데,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무시하는 것밖에 없음. 화는 내셔도 되니까 욕만은 제발 하지 말아 달라는 마음이 진심으로 큼.


3 — 내 위치를 추적해내라는 사람


영화에서처럼 GPS로 위치를 딱 찾아서 접수해주면 좋겠지만 그런 건 불가능함. 애초에 불법이기도 하고, 그렇게 쉽게 위치추적이 가능하다면 고객 정보 보호 자체가 안 되는 거임. 술을 적게 드셔서 정신이 말짱하거나 자주 이용해보신 분들은 위치 설명을 굉장히 잘해주셔서 고마울 때가 많음. 문제는 만취하신 분들이나 막무가내인 진상 손님들임. 편의점, 작은 노래방, 일반 음식점 같은 곳은 한 동네에 셀 수 없이 많아서 그냥 상호만 대면 아무도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음. 기사님들이 그 동네를 잘 안다고 해도 모든 가게를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임. 그래도 그렇게 접수를 원한다고 우기면 접수는 해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기사님이 콜을 잘 안 잡아서 오히려 집에 못 갈 수도 있음. 관공서나 아파트, 아니면 그 동네에서 아주 유명한 술집이나 음식점, 유흥주점 정도는 얘기해줘야 기사님들이 찾아갈 수 있음. 예를 들어 그냥 어느 동네 편의점이라고만 말하면 그 동네에 편의점이 몇 개인데 그것만 갖고는 절대 알 수가 없음. 위치추적 해달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


4 — 내가 왕이다, 기사님한테 함부로 하는 사람


콜접수도 잘 되고 기사님도 잘 만나서 운전하러 가시는데, 거기서 기사님한테 욕하고 때리고 요금도 안 주는 사람들이 있음. 대리기사님들 중에 젊으신 분들도 있지만 보통은 우리 아빠뻘 되는 연배이신 분들이 많음. 물론 불친절한 기사님도 계시지만 친절하신 분들도 훨씬 많음. 기사님들은 택시처럼 차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한겨울에도 걸어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콜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함. 그렇게 힘들게 걸어가서 운전 잘 해드리고 있는데 욕먹고, 뒤통수 맞고, 돈도 안 주고 도망가는 손님들이 있는 건 정말 안타까움. 기사님들이 그냥 참고 넘어가실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대리기사님들은 개인사업자와 다름없기 때문에 이런 욕설이나 폭력이 있으면 실제로 경찰서에 신고까지 가시기도 함. 기사님들도 다 사람이고, 집에 가면 누군가의 아버지인 분들이심.


5 — 접수만 해놓고 발뺌하는 사람


접수해놓고 기사님이 콜 위치까지 뛰어서 도착했는데 전화를 안 받거나 아예 꺼놓는 경우가 있음. 물론 여러 군데 동시에 접수하는 건 문제 없음. 특히 연말처럼 바쁜 날엔 당연히 여러 업체에 접수하게 되고, 우리도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으면 다른 곳에서도 접수해서 더 빠른 쪽을 이용하시라고 먼저 권하기도 함. 다만 다른 대리운전 기사님이 먼저 도착해서 그쪽으로 가게 됐으면 우리한테 취소한다고 전화 한 통만 해주면 되는 일임. 아니면 취소 확인하려고 우리가 전화드렸을 때 그 전화만 받아주셔도 됨. 다른 기사님이랑 갔다고 따지려는 게 아니라 그냥 취소 확인이 필요해서임.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기사님이 전화 연결이 안 되면 아예 이동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콜이 취소된 게 확실해야 다른 콜을 배차할 수 있다는 점임. 다른 하나는 대리운전이 보험과도 연관이 있어서, 만약 이용 중 사고가 나면 정확히 어느 기사님이 운전했는지 처리를 해야 하는데 가끔 우리 기사님이 아닌데도 우리 쪽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있어서 취소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두는 거임. 그러니 접수하고 나서 다른 데로 가게 되면 그냥 전화 한 통, 혹은 확인 전화 받아주는 것만이라도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람임.


알바생 입장에서 쓴 거라 다소 편파적으로 들릴 수 있음. 신사적이고 예의 바른 손님들도 정말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그만큼 많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음. 술 마시면 이성을 잃기 쉽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콜센터에서 전화 받는 사람도, 밤길 걸어서 이동하는 기사님도 다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는 걸 한 번쯤 생각해줬으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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