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 판촉알바 해봤는데, 마트에서 별의별 사람 다 봄
시식 판촉알바가 뭔지 모르는 애들 진짜 많을거임
마트 가면 아줌마들이 이거 먹어보라고 막 권하는 그 알바가 이거임
이 알바하면서 진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나봄
마트진상충 유형별로 한번 풀어볼게
그래도 페이랑 정 때문에 계속 하게 되는 알바임
일단 이 알바가 뭔지부터 설명해볼게
1 — 시식 판촉알바가 뭔지, 어떻게 일하는지
마트 가면 시식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먹여가면서 물건 사가라고 권하는 게 시식 판촉알바임. 알바천국이나 벼룩시장 같은 데 들어가면 구인 공고를 쉽게 볼 수 있음. 보통 오후 1시부터 9시나 10시까지 일함. 8시간 일하면 밥 1시간에 휴식 30분 해서 1시간 반 정도 쉬고, 9시간 일하면 밥 1시간에 휴식 1시간 해서 2시간 정도 쉼. 근데 여기서 진짜 중요한 게, 그 쉬는 시간까지 다 쳐서 페이를 준다는 거임. 하는 일은 사람들한테 최소로 먹이고 최대한 많이 파는 거고, 잘 팔면 인력회사에서 계속 일해달라고 연락 오고 못 팔면 그걸로 끝임.
2 — 마트에서 만난 진상 유형 1, 혼자 온 사람
20대 남자가 머리 좀 길고 옷 헐렁하게 입고 귀에 이어폰 끼고 있으면 백 프로 이 유형임. 꾀죄죄하고 뭔가 홀아비 느낌 나면서 좀 마른 아저씨도 백 프로임. 혼자 마트에서 장 볼 수 있는 건 당연한데, 이런 특징 가진 사람들은 시식대 앞에 오면 접시 위 음식을 계속 집어먹음. 창고 갔다 오는데 내 시식대 앞에 서서 계속 먹고 있고, 눈 마주치면 후다닥 도망감. 이런 사람들은 물건은 사지도 않고 음식만 축내고 감. 매번 겪을 때마다 그냥 웃어넘기려고 해도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는 유형임.
3 — 마트에서 만난 진상 유형 2, 애기들
원래 애들한테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이 알바하면서, 특히 시식 행사하면서 애들을 꺼리게 된 케이스임. 눈치가 없는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개념 없는 애들이 너무 많음. 애기들이 시식하는 데 와서 서성이면 하나는 가볍게 줌. 한 개 맛보고 한 개 더 먹는 것까지는 그러려니 하는데, 접시에 있는 음식을 모조리 먹어버리고 더 달라는 애들이 부지기수임. 마트를 몇 바퀴나 도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계속 와서 음식 달라는 애들도 부지기수임. 더 짜증 나는 건 부모랑 같이 있는데도 가만히 보기만 할 때임. 자기 자식들 잘 먹는 모습이 예뻐 보이겠지만 땅 파서 장사하는 거 아니니까 잘 먹으면 하나라도 사 먹여줬으면 싶을 때가 많았음. 내가 애들 밥 차려주려고 이 일 하는 게 아닌데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음.
4 — 마트에서 만난 진상 유형 3, 커플
사오십 대 아저씨 아줌마들은 안 그러는데 이삼십 대 젊은 커플들이 기피 대상 1호임. 앞의 두 유형은 그래도 가끔 사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커플들은 절대 사 가지 않음. 자기야 이거 진짜 맛있다 하나 먹어봐, 와 진짜 맛있네 가자, 이러면서 한 명만 먹어봤으면 됐지 애인도 줘야 한다고 두 개 이상 집어가는데 손에는 장바구니조차 없는 경우가 많았음. 배 채운다고 마트를 도는 나쁜 커플들이 생각보다 많았음. 이 밖에도 살 것도 아니면서 이건 어떻네 저건 어떻네 욕하고 가는 사람들이나, 사은품이랑 본품을 같이 가져가서는 계산대에서 본품만 반품해버리는 얄미운 손님들도 있었음. 이렇게 별의별 사람들을 다 겪다 보니 나름 사람 보는 눈도 조금은 생긴 것 같음.
5 — 그래도 이 알바를 계속하는 이유
그럼에도 다 그러려니 하고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높은 시급이랑 복지 때문임. 과외 다음으로 돈 많이 받을 수 있는 알바라고 생각함. 딱 3일 일하고 20만 원 이상 받을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고, 알바로 얽매이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나한테 딱 맞는 알바였음. 이 일을 하면 사람한테 데이기도 많이 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얼마나 정 많고 따스한지도 알 수 있음. 마트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 중에 정말 천사 같은 분들이 많음. 일하는데 힘들지 않냐고 챙겨주시고, 중간중간 옥수수나 미숫가루 같은 거 먹으라고 챙겨주시고, 친딸같이 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동적일 때가 정말 많았음. 우리 엄마는 집에 관심이 적은 편이라 나도 엄마한테 서운한 마음이 좀 있었는데, 그런 아주머니들 만날 때마다 진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음. 진상 손님들 때문에 지친 날에도 그분들 덕분에 다시 힘내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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