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전역한 23살때, 키즈카페 알바하며 겪은 일들
전역한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스물셋 흔남임
훈남 아니고 흔남임
전역하자마자 곧바로 키즈카페 알바를 구했음
원래 애들한테 다가가기만 하면 애들이 울 정도로 어색해하는 성격인데
그 성격 고쳐보겠다고 일부러 도전한거였음
근데 알바하면서 진짜 별의별 애들을 다 만나봄
1 — 키즈카페 알바를 시작하게 된 이유
갓 전역하고 곧 학교로 복학하는데 기숙사도 떨어져서 자취방값을 부모님한테 드려야 될 것 같아서 급히 알바를 구하기 시작했음. 그때 눈에 들어온 게 키즈카페였음. 군대에 있을 때부터 생각한 게 있었는데, 나는 이성한테도 그렇고 아이들한테도 유독 어색해하는 성격이었음. 특히 어른들이 손주 데려오면 무뚝뚝하게 방 안에 틀어박히는 스타일이었음. 그래서 그 성격을 고쳐보고 싶어서 큰마음 먹고 알바 면접을 보러 갔음. 가기 전에도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름. 괜히 가서 애나 울리는 건 아닌지 싶었음. 나는 유독 애들한테 다가가기만 하면 애가 울었는데, 이번 알바하면서 그걸 아주 제대로 다시 느꼈음. 그래도 나중에 내 애를 낳으면 그렇게 대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면접을 봤고, 매니저님이 전공을 물어보길래 경영 쪽이라고 대답했음. 그때만 해도 패기가 넘쳐서 군대 전역하고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했음. 여러 명 중에 날 뽑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군필자라 플러스 점수가 붙었던 것 같음. 그렇게 키즈카페 알바를 시작하게 됐음.
2 — 폭력적인 아이를 만난 날
전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병장 권력에 아직 취해 있었고, 소대에서도 조금 사나운 선임으로 유명했던 편이라 아이들이 개념 없이 굴면 욱할 때가 많았지만 그래도 꾹 참았음. 놀이기구 타면서 위험한 행동 하는 아이들한테 하루에 몇백 번씩 그러면 안 된다고 말리는 게 일상이었음. 그러던 어느 날 홀에서 아이들을 봐주고 있는데 한 아이가 말을 안 들었음. 거기서 다치면 부모님들이 매니저한테 가서 항의하는 일이 흔해서, 우리는 늘 애들을 웃으면서 살살 달래는 방식으로 주의를 주는 편이었음. 애를 어깨에 걸치고 선생님 말 들을 거냐고 물어보면서 노는 방식으로 타이르는 게 내 나름의 방법이었음. 그날도 6~7살쯤 되는 아이한테 그렇게 했는데 처음엔 즐거워하더니 갑자기 나를 때리기 시작했음. 나뿐 아니라 같이 일하던 동생이랑 다른 아이들까지 계속 때리고 다녔음. 종아리를 발로 차고 도망가는 것도 여러 번이었고, 다른 알바 동생들이 말려도 그때마다 또 도망갔다가 다시 와서 때리는 게 열 번 넘게 반복됐음. 그러다 그 아이가 갑자기 달려오더니 주먹으로 정통으로 급소를 가격했음. 순간 억 소리가 나면서 허리가 팍 숙여졌음. 애라고 무시했던 내가 바보였다 싶을 정도로 아팠음. 주변에 있던 알바 동생들도 놀라서 달려왔고,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웅크리고 있었음. 그 순간 군생활 내내 눌러왔던 승부욕 같은 게 확 올라왔음. 아이는 그새 2층 에어바운스로 도망쳤고, 동생들이 참으라고 했지만 나는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며 그쪽으로 뛰어갔음. 아이는 장난인 줄 알고 신나서 도망 다녔고, 나는 잡자마자 에어바운스라 하나도 안 아픈 걸 이용해서 살짝 넘어뜨리고 다리로 몸통을 가볍게 조였음. 애가 우는 걸 보고서야 미안하다, 선생님이 잘못했다고 하면서 꼭 안아줬음. 아이는 울면서도 계속 때리고 목도 졸랐는데, 그날 이후로는 신기하게도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았음. 내가 한 번 째려보면 알아서 조용히 놀다 갈 정도였음.
3 — 개념없고 욕하는 아이들, 진짜 충격이었던 순간들
요즘 애들은 예절 교육이 덜 된 경우가 많다는 걸 이 알바 하면서 많이 느꼈음. 한번은 9살에서 11살 사이 여자애들 무리가 놀러 왔는데, 그 나이대는 이용이 제한된 놀이기구가 있어서 타지 말라고 몇 번을 부탁했음. 그때마다 애기들 안 다친다며 우기다가 결국 안 되겠다 싶었는지 에이 씨 하면서 다른 놀이기구로 몰려갔는데 그것도 이용 불가라 다시 안 된다고 하니까 나한테 열폭하기 시작했음. 왜 이렇게 안 되는 게 많냐, 차라리 롯데월드 갈걸 이런 말들을 쏟아냈음. 그중 검도 배운다는 애가 유독 당당하게 따지길래 그냥 웃으면서 넘겼는데, 잠시 뒤에 보니 볼풀 공을 들고 나를 겨냥하고 있었고 결국 그 공에 또 한 번 급소를 맞았음. 옆에 아기 엄마가 그 장면을 보고 있어서 화도 제대로 못 내고 그냥 헛웃음만 나왔음. 그날은 정말 속으로 저 부모들 교육관을 몇백 번 지적하면서 알바를 관둘까 고민까지 했음. 욕하는 아이들도 정말 많았음. 고작 일고여덟 살밖에 안 된 애들이 부모한테도 서슴없이 욕을 하는 걸 보고 진짜 충격받았음. 하루는 아기용 회전 놀이기구를 태우려고 속도를 늦췄더니 옆에 있던 여덟아홉 살쯤 되는 아이가 재미없다며 나가라고 짜증을 내다가, 아기가 타고 싶어 해서 조금만 참아달라고 했더니 그럼 애기 데리고 꺼지든지 라며 욕을 섞어서 쏘아붙였음. 순간 너무 당황했다가 화가 치밀어서 후임 갈굴 때 표정으로 너 방금 뭐라고 했냐고 물었음. 아이는 우물쭈물하다가 엄마한테 가서 혼내겠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엄마가 쇼핑하러 가서 여기 없다고 실토했음. 결국 그냥 훈계만 하고 풀어줬는데, 그 뒤로는 알바 동생들 말도 안 듣던 애가 내가 한마디 하면 다시 얌전해지곤 했음. 개념 없는 애들은 확실히 한 번은 겁을 줘야 말을 듣는다는 걸 그때 제대로 배웠음. 에피소드가 워낙 많아서 이번 편은 여기까지만 쓰고, 반응 괜찮으면 애 엄마들 관련 편도 이어서 써볼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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