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소개로 만난 심리상담 선생님, 알고보니 신천지 포교였던 이야기 (2)
신천지 포교 경험담 1편에 이어지는 이야기임
카페에서 끝까지 모르쇠로 버텼는데 결국 검색한 게 다 들통났음
다음날 포럼에서는 짐까지 싸들려서 쫓겨나기도 했음
근데 강사라는 사람 입으로 여기 신천지 맞다는 말을 직접 들었음
그러고도 몇 달을 더 다니면서 진짜 신천지 교회까지 갔다 왔음
나중엔 내 옆에 있던 사람들 전부가 짜여진 판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음
1 — 카페에서 끝까지 모르쇠로 버텼던 날
카페에 들어가서 얘기를 하다가 할 말 있냐고 물어서 없다고, 잘못한 것도 없다고 무조건 모르쇠로 잡아뗐음. 그랬더니 이상하고 기분 나쁜 눈초리로 검색했냐고 묻는 거임. 기분이 참 더러웠음. 어떻게 알았는지, 진짜 귀신인가 싶을 정도였음. 아니라고 우겼는데 절대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라 계속 캐물었음. 결국 비도 오고 집에 가고 싶다는 핑계로 아니라고 버텼더니, 여기가 신천지 아니면 어쩔 거냐고 되물었음. 아니면 아니겠지 하고 따지다가 저도 혼란스러워서 그냥 집으로 왔음.
2 — 친구랑 밤새 기도했지만 부정할 수 없었던 사실들
그날 밤 그 친구가 저희 집으로 왔음. 이제 어쩔 거냐고 계속 물어서, 일단 듣던 것 몇 개월 더 들어보고 아니면 그때 나가면 되지 않냐고 했음. 그리고 그 친구 방에 있을 때 혼자 제발 여기가 신천지 아니길 바란다고 기도했는데, 아닐 이유가 없었음. 그동안 칠판에 그렸던 그림부터 설명해준 내용까지 배운 것과 이만희 관련 정보가 죄다 똑같았음. 그래도 뭔가 아니길 바랐고, 여기가 신천지라면 신천지가 하나님 나라가 아니길 바랐음. 그렇게 기도하는 동안 그 친구는 기도도 안 하고 그냥 누워서 폰만 만지고 있어서, 이 상황에 기도도 안 하냐고 물었더니 모른다는 대답만 돌아왔음. 오히려 제가 검색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친구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는데 제가 검색해서 더 못 듣게 되면 어쩌냐고 걱정했음. 그렇게 심란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또 포럼에 갔음.
3 — 다음날 포럼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끌려들어간 일
여느 때처럼 기도하고 찬양가를 부르며 성경 배울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다른 전도사님이 저를 불렀음. 어제 그 전도사님이 다른 전도사님한테도 얘기했나 싶었고, 서로 회의를 하니 모르는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어제 검색해서 읽은 내용을 하나도 남김없이 다 쓰라고 해서, 이만희, 신천지, 신천지 결혼, 신천지 교주, 신천지 포교 방법 같은 걸 다 적어서 냈음. 그랬더니 그분이 제 짐을 다 싸서 가져오더니 나가라고 했음. 순간 그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고 오히려 여기 신천지 아닌가 보다 싶어서 눈물까지 났는데, 다른 전도사님이 제 손을 끌고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음. 말씀을 더 들을 자격이 없다, 순종하지 않는 사람은 필요 없다, 이거 듣고 싶어도 못 듣는 사람이 줄 서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여서, 죄송하다고 해도 소용없이 신발장까지 쫓겨났음. 나중엔 열받아서 제 손으로 뿌리치고 나갔는데, 다른 전도사님이 뛰쳐나와서 전도사님이 화나서 그런 거니까 가서 죄송하다고 하자며 다시 붙잡아 데리고 들어갔음.
4 — 강사님 입으로 직접 들은 여기 신천지 맞다는 말
다시 들어가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뭐가 죄송하냐고 되묻더니, 알겠다며 이번엔 강사님이 부르셨음. 지친 상태로 갔더니 강사님이 여기가 어디인 것 같냐고 물었고, 신천지요 하고 대답했더니 그래 맞아 라는 대답이 돌아왔음. 순간 정말 얼떨떨해서 아까 왜 안 뛰쳐나갔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됐는데, 그 친구 생각도 나고 절친이라는 마음 때문에 못 나간 것도 있었음. 강사님은 끝까지 들어보고 그때도 아니다 싶으면 안 들어도 된다고 했고, 그날은 힘들어서 그냥 집에 가겠다고 했음. 배웅 나온 전도사님이 여기가 니가 말한 신천지가 아니면 어쩔 거냐, 지옥 갈 거냐는 식으로 또 몰아붙였는데, 강사님이 말해줬다고 하니까 호탕하게 웃으면서 네가 말한 신천지는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돌렸음.
5 — 그런데도 계속 다니게 됐던 이유, 그리고 진짜 신천지 교회
고등 과정에서 요한계시록을 배우기 전에 여기가 신천지라고 공개적으로 알려주는 순서가 있었는데, 저는 이미 검색해서 알고 있는 상태로 계속 배우고 있었음. 그러고는 진짜 교회에 데려간다면서 옷이며 머리며 준비할 게 많았고 증명사진도 찍어 오라고 했음. 그렇게 목에 매는 카드 같은 것도 만들고 신천지 교회에 실제로 가봤는데, 충격 그 자체였음. 얼굴이 알려지면 안 돼서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사람 안 다니는 뒷길로 다녀야 했음. 안에서 찬양하는 사람들 모습이 너무 절도 있고 모범적이어서 무슨 공연단 같았고, 박수도 군대 박수처럼 딱딱 맞춰 쳤음. 옷도 맞춰 입고 한복 같은 걸 입은 사람도 있었음. 약속의 목자 선생님이 나오면 큰 박수로 환호해달라는 안내에 따라 긴 통로를 지나는 내내 소리 지르고 박수 치는 게 힘들었음.
6 — 낯선 사람 과자 뺏어먹기, 길거리 전도 훈련
포럼에서 6개월 교육받는 동안 청년들끼리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한테 과자를 뺏어 먹고 오라는 미션 같은 걸 시키기도 했음. 길거리 전도를 하기 전에 담력을 키우는 취지인 것 같았고, 청년들이 다들 참여했고 저도 해봤음. 2인 1조로 짝지어서 맥도날드에 가서 감자튀김을 뺏어먹는 벌칙에 걸렸는데, 몇 번은 싫다고 거절당해서 민망했고 결국 과자 하나를 뺏어먹었음.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고 분한 기억임.
7 — 짝꿍 언니도, 날 데려간 친구도 이미 신천지였다는 사실
더 어이없던 건, 그때 저와 짝이었던 관리자 역할의 언니가 사실 이미 신천지 소속이었다는 점임. 분위기 때문에 그 포럼에서 저처럼 처음 배우는 척 연기했던 거였음. 제가 요즘 신천지가 많다더라 하고 말했을 때도 누가 그러냐, 자기도 그런 게 무섭다면서 어디 있냐고 되묻던 연기를 떠올리면 지금도 헛웃음이 남. 더 놀라운 사실은 심리상담을 계기로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그 친구가 짝꿍 언니보다도 더 오래된 신천지 소속이었다는 거임. 지금도 친구이자 절친이긴 하지만, 그 친구가 저를 전도하려고 모든 일을 꾸민 거였음. 신천지 쪽에서는 이런 거짓말이나 꾸민 일들을 지혜와 모략이라고 표현하고, 여럿이 모여 모략을 짜서 필요할 때 사람을 투입해 우연적인 상황을 만든다고 함. 신기 있는 척 무당인 척 지나가면서 한마디 던지는 역할, 타로점 봐주는 역할, 축구 동아리 역할 같은 걸 각각 배정해서 움직이는 식임. 결국 저는 그 모든 걸 다 안 듣고 나왔고, 이곳이 왜 이단인지 상담을 받으면서 확신을 갖게 됐음.
8 — 지금 와서 돌아보는 것들
그 포럼에 있던 아줌마, 아저씨, 많은 청년들 중 3분의 2가 이미 신천지 소속이었고, 저처럼 처음 배우던 사람은 3분의 1밖에 안 됐다고 함. 나머지는 관리하거나 분위기와 머릿수를 채우는 역할이었고, 같은 포럼을 네 번 넘게 듣는 사람도 있다고 함. 144000명이 말씀으로 인을 맞아야 한다는 목표 때문에 그 숫자를 채우려고 반복해서 듣는다는 얘기도 들었음. 위에서 내려온 지시에는 무조건 순종해야 하는 분위기였고, 친했던 그 친구와는 종교관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절교까지는 하지 않은 채 지내고 있음. 그래도 가끔 그때 생각이 나면 버린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화가 남. 신천지 안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더 많은 청년들은 생활비도 버스비도 없이 전도 활동만 하고 다닌다고 하고, 구역장이라 불리는 20대 초중반 언니오빠들도 직업 없이 전도만 한다고 함. 그리고 제 검색 사실을 전도사님이 알아낸 것도 결국 친한 친구가 전해준 정보였을 뿐, 하나님이 알려줬다는 건 없었던 셈임. 카카오톡 대신 라인을 쓰고 페이스북은 절대 하지 않는 식으로 흔적을 관리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음. 타로카드, 심리테스트, 미술상담, 축구 동아리, 외국어 동아리처럼 친분을 먼저 쌓은 뒤 오랜 시간 공들여 전도하기 때문에 한번 얽히면 쉽게 끊어내기 힘든 구조라는 생각이 듦. 신앙인들이 성경에 무지하지 않도록 교회가 더 많이 알려줘야 한다는 게 신천지 쪽에서 기성교회를 비판할 때 자주 쓰는 논리였는데, 정작 거짓으로 위장한 전도를 지혜라고 부르는 그들의 방식은 용인할 수 없었음.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버린 자존심과 시간 때문에 화가 날 때가 있지만, 이런저런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음. 읽어줘서 고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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