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소개로 만난 심리상담 선생님, 알고보니 신천지 포교였던 이야기 (1)

 20대 중반 휴학생 시절에 겪은 일이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저 같은 피해자가 안 나왔으면 하는 마음 때문임


친한 친구 소개로 만난 심리상담 선생님이 사실은 신천지 포교였음


그림 몇 장 보고 내 상황을 소름 돋게 맞추더니 신앙상담을 제안했음


6개월짜리 포럼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성경공부라는 걸 배우기 시작했음


근데 배울수록 이상한 점들이 하나둘 드러났음


결국 검색 금지 규칙을 어기고 찾아본 이름 하나로 다 알게 됐음


1 — 심리상담 잘 받는다던 친구, 그리고 우연 같았던 첫 만남


그때 저는 20대 중반이었고 휴학생 신분으로 이것저것 공부하면서 취준생 생활을 하고 있었음. 하는 일도 잘 안 풀리고 좀 답답한 상황이었음. 근데 저랑 친한 친구가 1년 사이에 외모부터 성격까지 싹 바뀌었는데, 그 친구는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그 선생님이 많이 도움을 줬다고 예전부터 얘기했었음.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랑 부러워하기도 했었음. 어느 날은 그 심리상담 받던 친구랑 저랑 또 다른 친구랑 셋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자기 상담해주시던 분이 다른 지역에 계시다가 잠깐 이 지역에 오셨다면서 마침 잘됐다고 얼굴 좀 봐도 되겠냐고 물었음. 솔직히 저는 낯가림도 있고 제 심리를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서 싫었는데, 제 앞에 있던 다른 친구가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오케이했음. 그렇게 그 선생님이 오셨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차도 마시고 재밌게 시간을 보냈음. 인상도 좋아 보이고 겉보기엔 거의 누나뻘로 젊어 보였음.


2 — 그림 몇 장으로 내 상황을 맞춘 선생님


그러다가 제 앞에 있던 그 친구가 자기도 미술심리를 받아보고 싶다고 했음. 근데 선생님이 워낙 바쁘고 유명한 분이라 지금은 빨리 가봐야 한다면서, 일단 그림 몇 개를 그려보라고 했음. 시키는 대로 그리고 뒤에 전화번호를 남기면 시간 될 때 선생님이 연락을 준다고 하고 가셨음. 그러겠거니 하고 그냥 번호를 남겨서 드렸음. 몇 주 뒤에 연락이 와서 그때 그렸던 그림을 설명해주겠다고 하셨고, 마침 나갈 일도 있어서 만나서 얘기를 들었음. 근데 무슨 점집 무당도 아니고 그림 하나 보고 제 상황을 다 맞추는 거임. 진짜 소름이었음. 그러면서 선생님 본인의 가정사를 먼저 얘기하시는데 저희 집 가정사랑 너무 비슷한 점이 많다 보니, 운명인가 자꾸 설명해주고 싶었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음. 그때는 저도 심리적으로 좀 불안정했던 터라 멘토라든지 인생 방향을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서 신기하게 느껴졌음. 그래서 몇 번 더 만나면 특별히 무료로 상담을 해주겠다고 하셨고, 몇 가지 그림도 더 그려보고 테스트도 더 해보자고 하셨음.


3 — 비밀로 하자던 무료 신앙상담의 시작


다만 직업상 무료로 상담해주는 게 알려지면 안 된다면서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음. 심리상담 프리랜서분이 무료로도 하고 유료로도 한다고 소문나면 직업상 타격이 클 거라 생각해서 저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몇 번 더 만났음. 애니어그램이라고 몇 가지 조사하면 비슷한 동물이 나오는 테스트나 다른 성격테스트 같은 걸 했는데, 그것도 제 성격을 다 알아맞히고 설명해주니까 신기하고 즐거웠고 개선사항도 얘기해주니까 뭔가 일이 잘 풀리는 느낌을 받았음. 그런데 제 내면에 뿌리가 없어서 사람을 의지하고자 하는 게 있다는 얘기를 하시더니, 아주 조심스럽게 신앙상담으로 해보지 않겠냐고 물으셨음. 자기도 이런 상담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면서 그렇게 제안하셨음. 지금 생각하면 의심할 만한 부분인데, 그때는 친구 지인이기도 했고 신앙에 아예 관심 없던 것도 아니어서 흔쾌히 오케이하고 신앙상담을 시작했음. 그러면서 저를 소개해준 그 친구한테도 비밀로 해달라고 하셔서 일단 비밀로 하고 만났음. 만나서 성경의 기초, 저자, 창세기 같은 부분까지 배웠고 어느 날은 기도도 함께 했음. 순간 내가 뭐 하는 거지 싶다가도, 그 분이 그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사탄의 방해라면서 마음을 잘 지켜야 한다고 하셔서 아, 방해를 받는구나 싶었음.


4 — 6개월짜리 포럼, 전화번호도 금지된 이상한 규칙들


휴학하고 나서 할 일이 많았는데 나가서 기도만 하고 있으니 한심한 기분이 들어서 소개해준 친구한테 사실 이러고 있다고 털어놨음. 그 친구도 웃어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 표정에 당황하는 기색이 있었음. 그때는 제가 신앙한다고 하면 다들 놀랄 이미지라 그런가 보다 했음. 그러고는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 변하는 게 있을 거라며 기대하게 만들었고, 매주 4~5일씩 만나다 보니 밤에 연락도 오고 더 친해졌음. 성경공부한다고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남들이 오해하면 직업상 안 좋을 것 같다는 이유였음. 그렇게 비밀로 잘 지내다가 나중엔 그 친구도 같이 배우게 됐음. 그러다 이 지역에서 열리는 세미나, 포럼이라는 게 있는데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제대로 알고 신앙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해볼 생각 없냐고 물으셨음. 짧으면 3~4개월 길면 6개월까지 가고 하루에 2~3시간씩 하는 거라고 했음. 저는 정말 하기 싫었는데 그 친구가 해보겠다고 해서 또 같이 하게 됐음. 막상 가보니 사람이 정말 많았고 학생, 아줌마, 아저씨까지 다양했음. 강사목사님이라는 사람한테 성경공부를 배워나갔는데, 실제로는 2~3시간이 아니라 아침 9~10시에 가서 오후 2~3시나 돼야 끝났음. 청년들끼리 운동회도 하고 놀러 가서 게임도 하고 음식도 만들어 먹으면서 친해졌는데, 딱 하나 전화번호 교환만은 절대 안 된다고 했음. 여기는 사람 보고 신앙하는 곳이 아니라서 적정선까지만 친해지고 이 기간이 끝나면 그때 더 친해지라는 논리였음.


5 — 하나둘 쌓여가던 의문들


전도사님들도 웃음으로 맞아주고 기뻐해주고 슬퍼해줘서 좋은 사람들처럼 느껴졌지만, 가끔 영적 수준이 다르다는 얘기를 들으면 혼날까 봐 무서울 때도 있었음. 성경에 관해 인터넷에 검색하지 말고 모르는 건 물어보라는 말을 듣고도 별 의심 없이 그러겠다고 했음. 근데 배우는 내용이 점점 이상해졌음. 봉함된 책이 열려서 비유가 풀리면 재림의 시기이고, 비유를 푸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설명을 듣던 날 그럼 예수님이 이미 오셨다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음. 예수님이 오셨는데 왜 이렇게 조용한지, 기성교회들은 왜 모르는지 물었더니 차차 더 배워봐야 안다는 식으로 얼버무렸음. 교육과정은 초등, 중등, 고등으로 나뉘어 있고 각 단계마다 시험을 봤는데, 중등 즈음부터 약속의 목자니 선생님이니 하는 말이 계속 나오는데 그게 누구인지는 끝내 알려주지 않았음. 수요일엔 저녁 수업이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수요예배였음. 게다가 기성교회의 성경 풀이 방식이 잘못됐다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은근히 여기도 교회는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만들었는데, 전도사님은 모든 교회가 그런 건 아니라며 나중에 교회를 소개해주겠다고 저를 다독였음. 그러다 거짓말을 치고 몰래 놀러 가거나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전도사님이 그걸 귀신같이 알아채는 일이 반복됐음.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면 저를 위해 기도하다가 하나님이 알려주셨다는 식으로 답했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진짜 영적인 게 있나 싶어서 점점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됐음.


6 — 검색 금지를 어기고 알게 된 이름, 이만희


그렇게 일이 반복되면서 자존심도 세고 주관도 있는 편이었던 저한테도 슬슬 화가 쌓이기 시작했음. 그러던 중 순종해야 한다, 검색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자꾸 떠올라서 도대체 뭐가 나오길래 저렇게 막는 건가 싶어졌음. 그래서 계속 나오던 약속의 목자라는 말을 검색해봤더니 이만희라는 이름이 나왔음. 말 그대로 멘붕이 왔음. 휴학까지 하고 여기에 투자한 시간과 돈이 얼만데 하필 이만희라니, 신천지 교주라는 것만 알고 있던 이름이었음. 그럼 여기가 신천지라는 건가 싶었는데, 예수님도 초림 때 핍박받고 이단의 괴수 소리를 들었고 재림도 초림 때와 같다는 식으로 이미 교육을 받아둔 터라 쉽게 부정할 수도 없었음. 세뇌교육이라면 세뇌교육을 많이 당한 셈이었고, 의심이 생기는 것 자체가 깨닫지 못해서라는 논리 때문에 오히려 더 깨달으려고 의심을 버리려 애썼던 기억도 있음. 그날 바로 소개해준 친구한테 여기가 신천지인 것 같다고, 검색해봤더니 이만희가 나온다고 말했음. 친구는 이만희가 누구냐고 물었고, 제가 설명해주자 그 친구도 놀라며 어떡하냐고 했음. 일단 조용히 있으면서 전도사님한테는 말하지 말자고, 여기가 진짜 맞을 수도 있지 않냐고 서로 얘기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음. 그리고 다음 날 오후에 전도사님이 저한테 만나자고, 들을 얘기가 있다고 연락을 해왔음. 그 귀신같은 감이 또 발동했나 싶어서 안 만나려다가 결국 만나기로 하고, 태연한 척하며 카페로 들어갔음. 전도사님은 웃으면서 저를 맞아주셨는데, 그 순간 정말 무서웠음. 얘기가 길어서 다음 편에서 이어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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