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터 알바 후기, 두 달 만에 도망치듯 그만둔 이유

텔레마케터 공고가 유독 자주 올라오길래 그냥 쉬운 일인줄 알았음

급여도 근무환경도 나쁘지 않아보여서 별 생각없이 지원했는데

교육받을 땐 진짜 몰랐음 이렇게 힘든 일인지

휴식시간 10분만 넘어도 팀장한테 불려가고

결국 두 달 만에 도망치듯 그만뒀음




1 — 지원부터 교육까지는 순조로웠음




모 카드사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했던 적이 있음. 사실 텔레마케터는 알바라기보단 직업에 가깝긴 한데 정규직도 아니고 잠깐 하고 그만뒀으니 그냥 알바 경험담으로 풀어봄. 처음엔 구인공고 보면서 급여나 근무환경, 시간대도 나름 괜찮아 보이는데 왜 이렇게 자주 올라오나 싶었음. 마침 딱히 하는 일도 없어서 한번 지원해보기로 하고 이력서 넣었음. 한 1주일 지나니까 서류 합격했고 이틀 뒤 바로 면접 봤는데 면접관님도 편하게 이끌어주셔서 크게 어려운 건 없었음. 자기소개, 지원동기, 취미 정도만 물어봄. 면접 다음날 바로 결과 나왔는데 이것도 합격이었음. 교육은 일주일 정도 하루 8시간씩 진행됐는데 처음엔 어려운 것도 많았지만 강사님들이 잘 설명해줘서 금방 따라갈 수 있었음. 교육 다 끝나고 나니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 같고 이제 나도 직장 생기는건가 싶어서 기대감에 부풀어서 출근했음.




2 — 실전 투입, 그리고 시작된 감시




출근하자마자 자리 배치받고 팀장님이 업무 설명 한번 더 짚어줬음. 드디어 실무 들어가서 고객 직접 응대하는데 처음엔 긴장도 많이 되고 실수도 많이 했음. 옆에 먼저 입사한 선배가 적응하려면 시간 좀 걸린다고 부딪혀보면서 배우는거라고 귓속말로 알려줬음. 이틀 사흘 지나니까 나도 모르게 점점 능숙해지고 고객이 뭘 원하는지도 미리 파악하게 되더라. 근데 입사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팀장이 갑자기 개인 메신저로 부름. 내가 뭐 잘못했나 싶어서 긴장했는데 화장실을 왜 이렇게 오래 다녀오냐는 얘기였음. 분명 화장실 다녀온다고 말은 했었는데. 알고보니 휴식모드는 한 번에 최대 10분까지만 되는 거였고 나는 15분 정도 썼던거임. 교육 때는 8시간 중 점심시간 빼고 휴식 최대 1시간까지 쓸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10분씩 6번 나눠 쓰는 거였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음. 좀 어이없긴 했지만 규정이 그렇다니 어쩔 수 없다 싶어서 다시 일했음.




3 — 휴게시간은 있으나 마나였음




며칠 지나고 팀장이 또 불러서 휴게실로 따라갔는데 대뜸 지금 뭐하는거냐고, 일할 생각은 있냐고 함. 알고보니 이번엔 휴식을 50분 썼다고 그거 가지고 또 그러는거였음. 최대 1시간이라며 근데 왜 50분 썼다고 뭐라 하는지 이해가 안 가서 인사과에 얘기했음. 법적으로도 8시간 근무면 휴게시간 1시간 아니냐고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 최대 1시간이긴 한데 저희 회사는 그런거 없다는 거였음. 1시간 다 쓰면 눈치보여서 안 되고 특히 연말이나 전화 많이 오는 시기엔 10분도 쉬기 힘들다며 각오하라고 함. 실제로 전화 많이 오는 시간대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헤드셋을 빼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 가고 물 마실 틈도 없었음. 그 시간대가 1~2시간씩 이어질 때도 있었고 그 시간에 점심시간 겹치면 점심을 늦게 먹거나 30분 안에 먹고 와야했음. 전화받으러 갈 때도 물 마시러 갈 때도 팀장한테 일일이 보고해야했고 딴생각하지 말고 앉아서 전화만 받으라는 분위기였음. 팀장은 사내 메신저로, 옆자리 부팀장은 돌아다니면서 자리에 있나 전화받고 있나 계속 감시했음. 휴식시간 초과되거나 바쁠 때 잠깐이라도 자리 비우면 팀장이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거나 개인 핸드폰으로 연락까지 했음. 찾고 나면 실장한테 가보라고 하고 경고 받고 경고 쌓이면 시말서까지 써야 했음.




4 — 업무도 인간관계도 눈치싸움이었음




휴게시간만 문제가 아니었음. 배운 대로 업무 처리하면 왜 마음대로 하냐고, 아직 그런 거 처리할 단계 아니라고, 실수하면 책임질거냐고 뭐라 했음. 그렇다고 모르는 거 물어보면 이것도 모르냐고, 뭘 배운거냐고, 상담원 할 수 있겠냐고 사적인 얘기까지 섞어서 잔소리했음. 이래도 저래도 뭐라 하니까 나중엔 말 거는 것조차 무섭고 점점 그만두고 싶어졌음.




5 — 근무시간, 복지도 공고랑 딴판이었음




구인공고엔 점심 1시간 빼고 8시간 근무라고 되어있었는데 인기상품 있거나 바쁘면 30분에서 1시간씩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했음. 일주일에 2~3번은 그랬는데 이런 건 공고에 미리 써놨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었음. 1분만 늦어도 지각비 떼거나 그날 일당에서 깎기까지 했음. 복지도 휴게실이나 헬스장 있다고 되어 있었지만 정작 쓸 시간이 없었고 공고랑 실제랑 안 맞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음.




6 — 두 달 만에 도망치듯 그만둠




그러면서 왜 텔레마케터 공고가 유독 자주 올라오는지 확실히 알게 됐음. 고객 응대 스트레스에 상사 압박까지 겹치니까 정신적으로 진짜 힘들었음. 고객한테 욕먹거나 상사한테 잔소리 듣고도 바로 아무렇지 않은 척 친절한 목소리로 다음 전화 받아야 하니까 딱 그 기분 있잖음. 그렇게 두 달 정도 버티다가 연말 즈음에 그만뒀는데 그 자리에 텔레마케터 공고가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로 다시 올라오는거 보고 이직률이 얼마나 높은지 체감했음. 내가 일하는 동안에도 계속 신입이 들어오고 있었던 이유가 있었던거임. 아는 선배는 이 일 하다가 고막이 상하거나 환청까지 들렸다고 함. 쉴 틈 없이 헤드셋 끼고 전자파 받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나도 스트레스로 장염까지 걸렸었고 목소리 안 좋아도 끝까지 전화받으라는 분위기였음. 홈쇼핑 쪽이라 다른 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인바운드든 아웃바운드든 텔레마케터는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음. 유독 자주 올라오는 공고는 다 이유가 있는거니까 지원하기 전에 한 번쯤 잘 알아보고 결정했으면 좋겠음.텔레마케터 알바 후기, 두 달 만에 도망치듯 그만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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